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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 가족

재접근기 헬 육아, 새벽에 깨서 우는 아이를 보며 내가 느낀 점과 달라진 나의 육아

by 우와한 연쇼띠 2023. 2. 4.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만 22개월을 지난 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16개월부터 어린이집을 다니며, 조금 일찍 어린이집이라는 작은 사회도 경험하며 평일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놀며 성장중이에요.
저희 아이는 재접근기가 16개월 정도부터 찾아왔어요. 엄마 혹은 아빠 껌딱지가 된다는 재접근기. 저희 아이는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가 아빠 껌딱지가 되었다가 퐁당퐁당 하고 있어요. 재접근기에 막 접어들었을 때 어린이집에 적응하느라 조금 고생하긴 했어요.
19개월 쯤 부터는 "아니야" 병에 걸려서 무엇이든지 싫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보이기도 했구요. 자기 스스로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잘 안되는 게 있으면 짜증도 많이 내구요. 실로 재접근기 육아는 신생아시기 끊임 없이 우는 아이 때 만큼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구요.
20개월 쯤 되니 아이가 혼자 방에서 잠드는 걸 싫어했어요. 저희 부부는 아이가 독립수면은 아직 못해도 방 분리수면은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잠들때가지 같이 있어주다가 아이가 잠들면 아이 방에서 나오곤 했는데..
아이가 자기가 잠들면 엄마 아빠가 방에서 나간다는 걸 아는지, 방에서 자는 걸 거부했어요.
날이 갈 수록 밤에 잘 시간이 되면 방에 들어가는 것 조차 싫어하고 떼를 썼어요.
기어코 베개와 애착인형을 거실로 가져와 바닥에 두길래, 결국 가족 모두가 거실에서 이불을 깔고 자기로 했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갑자기 아이가 밤에 깨는 악몽같은 날이 시작되었어요.

 

 

 

새벽에 깨서 우는 아이

아이가 밤 잠을 설치게 된 건 세 달 전부터인데요.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새벽에 울음을 터뜨리며 앉아 울고 있더라구요.
꿈을 꿨나? 처음엔 아이를 진정시키려고 안아주었는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래지지 않더라구요.
갑작스러운 아이의 모습에 저도 남편도 많이 당황했었어요. 20분내지 30분을 일어서서 안아주는데 아이가 자꾸만 주방으로 가자고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잠이 깨어버린 아이는 새벽에 두시간을 깨어있다가 다시 겨우 잠들곤 했어요.
가끔 그런거면 남편도 저도 일상에 큰 타격이 없었을 텐데, 한 달간 거의 매일을 새벽에 깨서 울고를 반복하다보니 많이 지치더라구요. 낮엔 피로감이 계속 몰려와 아이와의 육아피로도도 높아지고 그러다보니 밤에 아이가 깨면 적절한 대처를 못하겠다라구요. 아주 서럽게 울어재끼는 아이를 보면서 불쌍하기도 했지만, 제 체력이 바닥나니 짜증도 났던 게 사실이에요.
아이를 달래자니 삼십분 이상을 내리 안아야 하는데, 12kg인 딸아이를 오래 안고 있으니 정말 힘이 들었어요. 어떻게든 내려놓고 싶어서, 그 새벽에 까까먹자고 꼬신적도 있고, 아니면 베란다로 나가서 차가운 공기로 일부러 아이를 깨우며 자동차 불빛과 바깥 소리로 아이의 관심을 돌리기도 했었어요. 베란다에서 불이 켜지는 집을 찾는 놀이도 했어요.
두시간을 깨어있는게 그 순간 오래 안고 있으면서 팔이 부서질것 처럼 아픈 통증을 느끼는 것 보다 더 나았어요.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아이가 울던 말던 내버려두고 기다려본 적도 있었어요. 이 부분은 새벽 층간소음 걱정도 많이 되더라구요.
그러다 하루종일 지친 날엔 아이에게 짜증을 낸 적도 있고요.
한달 간 모든 시간들이 참 버거웠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나

아이가 새벽에 자꾸 깨니 저희 부부도 비상이 걸렸죠. 맘카페부터 블로그 글 등 여기저기 뒤지며 사람들의 질답을 찾아보았어요.
‘저는 계속 안아줬어요,’ ‘안아주면 계속 안아줘야돼요,’ ‘안달래져요, 시간이 지나야돼요,‘ ’철분이 부족하면 밤에 깰 수 있어요,‘ ’낮잠을 많이 잔건 아닐까요?.‘
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조언과 후기를 살펴볼 수 있었어요. 많은 재접근기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처럼 밤에 자주 깨기도 하는구나 하고, 이건 큰 문제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도 얻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답변이 저희 아이의 해결책이 될 것 같진 않더라구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왜 그런지에 대해 제가 직접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왜 아이가 최근에 밤잠을 잘 못잘까, 저의 육아를 복기해보기 시작했어요. 또 저의 양육시간 만큼 오랜시간 보육해주시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도 조언을 구해보았어요.

 


나의 육아 방식과 내 아이의 마음 살피기

먼저, 최근 바뀐 육아 환경을 살펴보았어요. 원인으로 의심되는 세 가지는 다음과 같았어요.
- 어린이집 1시간 연장보육
- 식사예절 강요
- "안돼"의 연속
제가 집에서 프리랜서 일을 시작하며 어린이집 보육시간을 한 시간 늘렸는데, 이게 혹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 건 아닐 까 했어요. 4시 전후로 하원하는 친구들 보면서, 아이가 말은 못해도 우리 엄마는 왜 안오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해요.
또, 식사 시간이 되면 아이가 평소 앉던 하이체어에 앉기 싫어해서 제가 억지로 앉히고 밥을 얌전히 먹어야 한다고 다그쳤거든요. 그러면 전쟁이 시작되는거죠. ㅠㅠ 식판도 던지고 물도 던지고.. 재접근기 들어 떼 쓰는게 심해지니 저도 아이의 버릇을 고쳐야겠다 생각했나봐요. 한참을 꺼이꺼이 악을 쓰며 우는데, 안아주지 않고 한참을 놔두곤 했어요.
그 뿐 아니라 아이 활동량도 많아지고 호기심도 커지면서 다소 위험해보이는 행동이 많아지길래 제가 아이에게 "안돼"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위험한 행동 뿐 아니라 과자를 너무 많이 먹거나 밥 대신 젤리를 달라고 할 때에도 "안돼" "안돼"...
아이가 나쁜 버릇이 생기지 않도록 제지하는 방향으로만 초점이 맞춰졌는지 아이에게 "해봐"보다는 "안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기를 향한 엄마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다 느꼈을 것 같더라구요.

 


나의 육아형태 되돌아보기

어느 날, 아이를 등원시키고 어린이집 주간 가정통신문을 우연히 읽다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봐 주세요'라는 글귀를 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었어요.
내가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서 생활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나는 엄마이고 아이는 아이니까. 저의 눈높이는 당연히 엄마로서, 어른으로서의 높이에 있었어요. 아이는 어리니깐요.
아이가 밤 잠을 일찍 못들고, 장난감을 이것 저것 가져와서 더 놀자고 하는 날이 많아지길래, 어린이집 선생님에게도 조언을 구해봤어요. 저는 당연히 장난감은 내일 갖고 놀아야 한다며 다시 치우고, 그러면 아이는 또 떼를 쓰며 엄마랑 실랑이를 벌이다 잠들기도 했거든요.
어린이집 선생님의 답변은 생각보다 심플하셨어요. "우리 ㅇㅇ가 다 놀지 못한 건 아닐까요?"
아, 놀이시간이 부족했구나. 우리 아이가 오늘 하루 충분히 놀지 못했구나, 이런 생각을 그제서야 하게됐어요. 저는 저대로 바쁘다고 아이에게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 입장에서만의 판단이었던거예요.
'선생님, 아이가 요즘 혼자하려는게 많아졌는데 잘 안되니까 짜증을 많이 내요.'
"혼자하고 싶은데 잘 안되니 당연히 짜증난답니다. 그럴 땐 먼저 도와주시지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아이에게 도와줄 수 있으니 기다리겠다고 말씀해 주세요."
아이가 혼자 양말을 신는 과정에서, 짜증내기 전에 먼저 도와줘야겠다 생각하고 양말을 신겨주면 아이는 정말 자지러지며 더 울음을 터뜨렸거든요.
저는 아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 어떤 기분일 지를 저 스스로 속단하고 행동했던 것 같아요.

 


내가 너무 권위적인 엄마였던 것은 아닐까

저희 아이는 꽤 예민한 기질이에요. 처음 태어나서는 다른 집 아이보다 잠도 잘 자고 먹는 것도 잘 먹길래, 순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이가 점차 입체적으로 성장하면서 아, 우리 아이는 예민한 성향이구나 라는걸 느꼈어요.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 보는 장소, 처음보는 사람은 관찰을 굉장히 오래하는 편이에요. 조심성이 많아서 낯선 환경에서 편안하게 움직이기까지 시간도 오래걸리구요. 외출을 하거나 가족모임을 하게되면 엄마 아빠가 항상 옆에 있어야 할 정도로 원래도 껌딱지인데, 재접근기가 되면서 강력 껌딱지가 되었어요.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대할 땐 조금 더 신경 써야한다는 걸 그동안 책으로 유튜브로 보고 듣고 해도, 실전 육아에서는 왜 이렇게 제 멋대로인지요.
저는 아이에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별로 없었어요. 말로 의사표현을 하진 못해도 좋다 싫다 정도는 표현할 수 있는데도 말이에요. 또,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아 가르치려는 것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밤에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계속 놀고 싶어하면, 자야한다고만 강요한 것 처럼요. 그렇게 결국 울다가 잠든 적도 많거든요.

 

 



지금보다 허용적인 부모가 되어보기로

재접근기에는 아이에게 주 양육자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해요.
그동안 꽤 부정적인 저의 육아를 되돌아보니 아이가 새벽에 깨서 힘들어하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구요.
새벽에 엉엉 울면서 엄마나 아빠를 데리고 주방으로 가 냉장고 문을 열라고 하는 것도, 낮에 젤리를 더 먹으면 안된다고 했던 행동들이 오버랩되면서 아! 하고 퍼즐이 맞춰졌어요.
너무 안된다고만 통제했던 저의 모습을 반성하며, 조금은 허용적인 부모가 되어보기로 했어요. 그 뒤로 아이가 밤에 깨서 울면 진정될 때까지 "괜찮아, 괜찮아."하며 안아주었어요.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아이가 부모로부터 안정감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에 저와 남편이 번갈아가며 계속 안아주었어요. 그렇게 안아서 완전히 잠들면 내려 놓는 식으로요.
아이가 밤잠 들기 전에 장난감을 가져오면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놀아주었어요.
낮에는 "안돼" 소리를 줄여보았어요. 식사를 할 때 아이가 하이체어를 싫어하면 "여기 앉기 싫어? 여기서 안먹어도 돼. 내려가서 먹을까?"하고 물어보면 아이가 끄덕끄덕 하고요. 바닥에 낮은 상을 꺼내어 식사자리를 세팅하면, 아이는 당연히 돌아다니면서 놀고 싶어해요. 생각해보니 부모인 저도 바깥에서는 예절을 잘 지켜도 집에서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그래, 놀고 싶겠지. 요즘은 아이와 놀이하면서 밥을 먹여요. 그렇다고 밥 먹는 예절을 아주 포기한 건 아니에요. 저도 항상 옆에서 아이와 같이 식사를 하거든요. 다만 기다려주기로 했어요.
또한, 혼자서 하고 싶어하는 게 있으면 아이가 충분히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도 했어요. 그러면 아이가 짜증내기 전에 "엄마"하고 도와달라고도 해요. 혼자 해내도록 도와주면, 아이는 박수를 쳐요. 그리고 또 반복..ㅎㅎ

 

 


아이 존중해주기

제가 바뀌기로 다짐한 이후로 아이는 신기하게도 새벽에 깨서 우는 횟수가 매우 줄어들었어요.

요즘은 깨서 운다고 해도, 예전처럼 오랜시간 안아주지 않아도 금세 편안함을 찾고 다시 잠들어요. 다시 생각해보면, 그동안 아이가 불안감이 커서 잘 못자고 깼던 것 같아 너무 미안해요.
제가 발견한 것이 또 있다면, 재접근기에는 육아가 고되도 아이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예요. 저희 아이는 말이 느린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이와 눈맞춤을 많이 하고, 의견을 묻고 답변까지 듣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이상하게 아이와 대화가 잘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아이가 한번도 말해보지 않았던 단어들을 따라해보기도 했어요.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육아일기처럼 들리겠지만 저에게는 뭔가 발견과도 같은 것이었어요.
저는 나름 친절하고 따뜻한 육아를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방식이었어요. 아이가 너무 어려 의사결정을 못하기 때문에, 미숙하기 때문에... 라는 생각으로 내가 과도하게 아이의 권리까지 행사했던 것은 아닌지, 정말 깊게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앞으로의 육아과정도 난관이 많겠지만, 내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내 아이만의 성장속도로 커가는 모습을 격려하며 아이를 우리집에 사는 또 한명의 '어른'처럼 존중해줄 것을 다짐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육아하시는 모든 분들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