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당일은 생각만 해도 여전히 마음이 설레는 하루였어요.
예식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였고, 한옥 대관 시간은 3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였는데,
그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아침 10시부터 하루가 시작되었어요.
먼저, 미리 주문해뒀던 화관을 집 앞 꽃집에서 찾아 청담동 메이크업샵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쯤부터 두 시간 남짓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며 저와 제 남편은 한껏 화사해졌고, 부케까지 손에 들고나니 드디어 실감이 났는데요.

식 전 촬영이 있었기에 여유 있게 출발했고, 한옥스테이에 도착하자 꾸며진 공간이 너무 예뻐서 감동을 받았어요.
들어서자마자 우와~ 우와~ 연발하며 사장님께 무한 감사의 인사를 드렸어요.

하지만… 대형 사고가 있었으니, 바로 남편이 셔츠를 안 챙겨온..
집까지는 너무 멀어 급히 근처 이마트에서 셔츠를 구해오느라 진땀을 뺐네요.

정신을 추스르고 나서야 촬영이 가능했는데, 다행히 스냅작가님이 워낙 능숙하게 이끌어 주셔서 어색함 없이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3시 30분이 되자 하나둘씩 가족들이 도착했고, 결혼식이 시작되었어요!
한옥의 넓은 마당에 야외 의자를 세팅해두었고, 다행이 날이 좋았어요.
6월 말이라 살짝 더웠는데, 그렇다고 습하지도 않았던 최고의 날이었네요 :)
사회는 한옥스테이 사장님이 봐주셨고, 덕분에 결혼식은 매끄럽고 따뜻하게 흘러갔습니다.

식순은 이랬어요.
- 개식 선언 및 신랑 신부 인사
- 맞절
- 사랑의 서약
- 성혼 선언
- 축사
- 반지 교환
- 샴페인 세레모니


저희는 그동안 진심을 담아 써 내려간 혼인서약서를 한 줄 한 줄 낭독했고
시어머님께서 직접 성혼선언문을 읽어주셨어요.
원래 친정아버지께서 축사를 해주시겠다셨는데
긴장하셨는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하시더라구요. 긴장한 아빠 모습 처음이라 당황;; 조금 귀여우셨어요.

반지는 따로 준비하지 않고 평소 끼던 커플링을 다시 교환했어요.
손가락 에러네요.. ㅋㅋ
식을 진행하면서 가족들과 정말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떨리면서도 온기가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결혼식 때 샴페인을 같이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같이 떠올린 게 플라워 앙금 떡케이크였어요.
미리 중간 사이즈로 주문했는데 식 전에 제 때 도착하여서
샴페인과 함께 결혼식의 마지막 비주얼을 한껏 뽐내주었어요 :)


결혼식이 끝난 후에 폐백을 진행했어요.
사실 폐백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진 않았지만, 결혼식 장소에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전통 혼례복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어요.
결혼식과 또 다르게 너무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네요.

폐백 후엔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식사를 했어요.
연잎밥과 미역국, 그리고 갈비찜, 전복, 그 외 반찬들까지 정성스럽게 차려져 나왔어요.

좌식 테이블에서 양가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는 결혼식이 아니었다면 쉽게 경험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귀여운 조카들 덕분에 말랑말랑한 분위기 속에서 다들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었어요.
저는 긴장이 약간 풀렸는데도, 가족들 살피느라 식사를 많이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분위기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답니다.
그렇게 결혼식이 마무리 되었고, 모든 게 끝나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어요. 준비하면서 애쓴 남편과 저는 서로 토닥이며 이제 신혼여행 떠날 준비에 신났었던 것 같아요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의 스몰웨딩은 규모는 작았지만 격식은 충분히 갖추려 했던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 결혼식을 꿈꾸다 보니 기존의 결혼 절차를 떠올리며 만들어가다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완전히 자유로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균형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해요 :)
만약 그 때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자유롭게 창의적인 형식을 시도해보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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